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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과 유부가 내 배속에서 부푼 날

by 돈의 철학 2022. 9.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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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즈음 그런 날이 있다. 우동이 당기는 날 말이다. 원래 면류를 그렇게 좋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릴 적 기차역에서 겨울 찬바람을 맞으며 먹었던 우동이 내 기억에 추억으로 자리 잡혀 있다. 그래서일까? 최근 우동을 배달시켜 먹었다. 물론 어릴 적 기억처럼 찬 겨울바람에 김이 모락모락 나는 우동맛과는 차원이 다르겠지만 괜스레 우동이 당기는 날이었다.

 

차돌박이 우동을 시켰다. 배달은 빨랐다. 뚜껑을 열어보니, 생각보다 많은 양에 놀랐다. 게다가 유부가 6장이나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우동국물에 적셔 먹는 유부도 색다른 맛이었다. 겨울 찬바람에 코 끝이 시리던 어린 시절 먹었던 우동의 맛은 아니지만 나름 먹을만한 맛이었다. 우동과 유부 그리고 가미된 고기까지 한 그릇을 쑥닥 해치웠다. 적당히 배가 부르고 나름 만족한 식사였음이 분명했다.

 

하지만 이게 왠일인가? 우동을 먹고 30분쯤 지나자 배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빵빵해지는 것이 아닌가? 이거 큰일이구나. 생각해보니 우동도 배 속에서 불어나는 음식일 텐데, 유부 6장이 동시에 배 속에서 부풀었던 것이다. 한 그릇의 우동을 먹었지만, 배 속에서는 불어나 2그릇의 양이 된 것이다. 한 동안 우동생각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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